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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30년대 경성엔 만문만화(漫文漫畵)라는 게 있었다.


시사만평의 할아버지급 정도라 할 수 있는데, 만평과 달리 만화와 만문(형식에 사로잡히지 않은 자유로운 글)이 함께 있는 형식이었다. 


만문만화를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시작한 인물은 석영 안석주였다. 그는 주로 사회비판적인 만화를 신문에 연재했었는데 1920년대 중반부터 일제가 언론 탄압을 강화하자, 시사만화를 그릴 수 없게 됐다. 결국 그는 탄압을 피하기 위해 직접적인 대사가 있는 만화를 포기하고 우회적이고 은유적인 방식의 만화를 고안해냈는데, 그것이 바로 만문만화다.


자연히 만문만화는 식민지 경성의 세태를 풍자하고 조롱하는 성격을 갖게 되었다. 예컨대 1931년 발표한 위 만문만화는 비싼 학비 때문에 학업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많아졌음에도 수업료를 내리지 않아 개인강습이 되어버린 학교를 비꼬는 것으로, 과장된 그림과 특유의 문체로 세태를 풍자하는 만문만화의 성격을 잘 드러내고 있다. 



*사진출처

안석주, <조선일보>,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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