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30년대 경성엔 만문만화(漫文漫畵)라는 게 있었다. 시사만평의 할아버지급 정도라 할 수 있는데, 만평과 달리 만화와 만문(형식에 사로잡히지 않은 자유로운 글)이 함께 있는 형식이었다. 만문만화를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시작한 인물은 석영 안석주였다. 그는 주로 사회비판적인 만화를 신문에 연재했었는데 1920년대 중반부터 일제가 언론 탄압을 강화하자, 시사만화를 그릴 수 없게 됐다. 결국 그는 탄압을 피하기 위해 직접적인 대사가 있는 만화를 포기하고 우회적이고 은유적인 방식의 만화를 고안해냈는데, 그것이 바로 만문만화다. 자연히 만문만화는 식민지 경성의 세태를 풍자하고 조롱하는 성격을 갖게 되었다. 예컨대 1931년 발표한 위 만문만화는 비싼 학비 때문에 학업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많아졌음에도 수업료를..
1934년 경성엔 이란 잡지가 있었다. 성별이 여자임을 뜻하는 여성(女性)이 아니라 소리 성(聲)의 여성(女聲), 여자의 목소리란 뜻이다. 은 카페에서 일하던 여급들이 만든 잡지였다. 도회의 한 단면은 환락장의 색등(色燈)에 물들어 있다. 환락장이라 함은 카페·바 등을 칭함이요, 그곳에서 자기의 생을 구하기 위하여 심야를 백주로 알고, 힘에 부치는 노동을 하고 있는 여자들이 즉 여급이니, 세상은 이들을 가리켜 도색전사(桃色戰士)라 하며 심지어는 매소부(賣笑婦)와 동일한 선상에서 보려 한다. 그네들이 사회의 낙오자들이요, 타락의 암흑면에서 방황하는 일군(一群)이라고 하자, 그러나 그들도 인간인 것이며, 정신에 참됨이 없는 것도 아니요, 의지가 없는 것도 아니다.〈중략〉나도 부모를 봉양한다, 자녀를 교육시킨..
구보 박태원의 헤어스타일은 무척 독특하다. 윗머리, 옆머리는 덥수룩한데 앞머리는 바가지를 대고 자른 것처럼 일자를 고수하고 있다. 집에서 혼자 잘랐다거나 막 개업한 미용실에 가서 망했다는 사연이 아닌 이상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스타일이다. (헤어스타일뿐 아니라 안경도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대모테라 불린 이 안경은 당시 경성에서 가장 유행하던 스타일이었는데, 대모거북의 등껍질로 만든 것이다. 사진을 자세히 보면 거북이 등껍질 무늬를 볼 수 있다. 다만 대모테는 상당히 고가였으므로 실제 등껍질로 만들었다기보다는 대모테 스타일 안경테인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의 기준에서 보기에도 그러하니, 모던보이들이 즐비하던 경성 기준에서도 이는 꽤나 충격적인 사건이었던 모양이다. 1931년 가을, 일본 유학을 마친 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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